[생생리포트] 그라시아스 음악학교의 특별한 하루
<앵커> 세계적인 음악가를 양성하겠다는 목표아래 그라시아스 음악학교가 시작됐습니다. 수영에서부터 미니컨설트, 농촌 봉사활동까지 때로는 조금 이색적이긴 하지만 학교의 사랑이 듬뿍 담긴 프로그램 안에서 학생들은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습니다. 오늘 생생리포트에서 이런 학생들을 만나봤습니다. <인터뷰> 뭐든 열심히 점심엔달려 저녁엔간식 최고의학생 은혜로워요 최고 너무바빠요 최고음악가 와 <리포터> 설레이고 긴장된 마음으로 입학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그라시아스 음악학교 우리 학교에서 지낸지가 벌써 4개월째에 접어듭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이른 아침에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들며 아침을 맞이합니다. 서둘러서 수영에 갈 준비를 하고 차에 오릅니다. 물에도 잘 뜨지 못하던 우리들은 이제 제범 물에서 자유롭게 수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유형, 배영, 중급반은 벌써 접영까지. 수영을 배우면서 호흡량도 늘어나고 굳었던 몸도 부드럽게 풀어지고, 여러모로 음악가에게 꼭 맞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학교 들어오기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아침입니다. 자, 본격적인 수업시작. 우리 학교는 영어, 러시아어를 집중적으로 배웁니다. 마치 외고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원어민과 진행되는 수업시간은 우리 안에 잠자던 언어의 감각을 깨워주고 언어에 대한 부담감을 넘게합니다. <인터뷰> 여기서 많은 원어민 선생님들이랑 있으면서 이렇게 원어민들과 영어로 대화하는데 부담이 조금 덜어졌습니다. 영어를 딱딱하게 하는 게 아니라 재미있는 게임과 함께 이렇게 친구들끼리 파트너로 대화도 하면서 재밌는 놀이도 하면서 그렇게 영어 수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원어민을 만날 때 제가 가지고 있던 영어도 한마디도 못 했는데, 이 곳에서 많은 원어민 선생님들과 대화도 하고 많은 걸 배워가면서 우선 원어민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다 보니까 한 마디 한 마디를 더 원어민들과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리포터> 책상을 벗어나서도 어느 장소이건 원어민 선생님들을 만나면 주저없이 말할겁니다. 부리압둔라바 라삐찌따 올가 선생님은 그런 우리들을 보며 매우 흐뭇해 하신 답니다. <인터뷰> 안녕하세요. 그라시아스 음악학교 학생들을 가르친지 벌써 3개월이 다 되었어요. 물론 이 기간은 결코 많은 기간이 아니예요. 하지만 학생들은 충분히 많은 것을 해냈어요. 지금 학생들은 잘 읽고, 쓰고, 이해하고 또 말도 잘해요. 물론 학생들마다 차이는 있지만요. 어떤 학생들은 벌써 러시아어를 쉽게 배워 나가고 진전이 빨라요. 난 믿기를 학생들은 곧 러시아어를 굉장히 잘하게 될 것 같아요. 어렵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마음을 많이 쓴다는 거예요. 그리고 큰 흥미를 가지고 공부를 하는 거예요. 하지만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음악인데요. 저는 학생들이 음악연습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자주봐요. 어제는 처음으로 큰 콘서트가 있었어요. 그 콘서트는 특별한 것이었어요. 왜냐하면 관객들이 장애인들이어서 그들 앞에서 연주하는 것이 어려웠을 거예요. 하지만 학생들은 완벽하게 연주를 해 주었어요. 아주 따뜻한 마음으로 연주를 했고 관객들도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었어요. 그 따뜻함을 보니 저도 눈물을 참을 수 없었어요. 이제 성공적으로 콘서트를 잘 마쳤고 모든 선생님들과 부모님께 축하드려요. 이런 작고 멋진 음악가들이 있어서요. 저는 이 학생들의 밝은 미래와 성공을 간절히 원합니다. 그들의 시작이 너무나 멋지네요. <리포터> 아.. 정신없이 6교시 수업을 마치고 우리를 맞이하는 행복한 시간, 바로 합창 시간. 자유롭게 음악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어 너무나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가장 기다리고, 또 무척이나 긴장되는 레슨시간.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것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 녹음도 하고, 모든 감각을 총 동원하여 레슨을 받습니다. 클라리넷의 사이언코박스 선생님은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레슨을 해 주십니다. 코박스 선생님의 소개로 이즈라엘에서 오신 클라리넷리스트 아맛 콜레드니 교수님을 모시고 공개수업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의 뛰어난 연주실력에 우리 모두 감탄을 연발하였고, 호흡법, 곡에 빠져서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법, 연습곡을 연주해도 한 음, 한 음 깊이있게 해야하는 것, 선생님은 짧은 시간동안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선생님들은 우리의 작은 헛 점 조차 절대 용납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울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지만 그런 선생님들의 정확한 가르침 때문에 우리의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어 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학교는 매주마다 특별한 음악회가 있습니다. 바로 향상 음악회. 처음 무대에 섰을 때의 긴장감. 어찌나 떨리던지 앞이 깜깜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 걸음걸이부터 인사하는 법, 손의 위치, 연주 자세, 표정 등, 어느 것 하나도 소흘하게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인터뷰> 처음에는 엄청 긴장하고 그래서 하는데도 너무 떨리기만 하고 내가 뭘 했는지 기억도 안나고 그랬는데 여러번 계속 무대에 올라가면서 그걸 하면서 어떤 느낌을 갖고 하는지도 생각이 되고, 내가 무대에 올라가서 몇 발자국을 걸으면서 무대에 얼만큼 서고, 어떤 인사를 하고, 그 하나하나 마음 쓰는 걸 배웠고요. 제가 관중이 되서 그런걸 봤을 때 그런거 하나하나에 신경쓰지 못했다는 부분에서 많이 지적을 받았어요. 나가서 내 자세를 어떻게 할건지, 그리고 마음을 어떻게 먹고 시작할 것인지 듣는 사람의 입장이 되서 되게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많이 부족했는데 그 다음에 향상을 나갈때는 좀 더 그 듣는 사람의 입장이 되서... <리포터> 하루쯤은 빽빽한 스케쥴을 뒤로 하고 교실 밖으로 나가는 것도 좋습니다. 얼마 전에 따 놓은 성주 참외밭 현장 체험학습. 50도가 넘는 비닐하우스에서 혹여나 참외넝쿨을 밟지 않을까 조심스레 걸어다니며 참외 넝쿨을 받치고 있던 지지대를 치우고 밭을 덮고 있는 비닐을 걷는 사이에 온 몸엔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처음으로 하는 일이었지만 어설픈 우리의 손길이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큰 기쁨이 되어 감사했고, 한편으로는 진정한 노동의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처음에는 우리 학생들이 온다 하길래 얘들이 와서 무슨 일을 하겠나. 또 참외에 해가 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했는데, 우리도 보통 10시 되면 더워서 일을 못 하고 나오는데, 아이들이 11시 반까지 그렇게 더울때까지 일하는 걸 볼 때 저희들도 깜짝 놀랬습니다. 아이들 인내심이 강하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심히 일하는 걸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리포터> 음악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슬픔을 기쁨으로 변화시켜줍니다. 5월 21일. 그 변화의 시작이 유성구 장애인 복지관에서 있었습니다. 마음을 들인 연주에 우시는 분도 있었고, 웃으며 기쁘게 반응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마지막 합창이 끝난 뒤 복지관에 계신 분들이 우리를 위해 수화를 해 주시고 노래를 불러 주셨을 때, 모두가 그들의 기쁘고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마음으로 임한 공연이 정말 행복한 것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음악이 우리를 변화시켜줍니다. 학교에서 지내는 몇개월 동안 새로워지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며 신기하고 감사한 순간들이 많습니다. 우리들은 유명인이 되기보다 마음의 세계가 있어 한계를 뛰어 넘는 진정한 음악가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우리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또 다른 도전을 향해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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